임차인은 이사 나갈 때 집을 원상으로 회복해 돌려줘야 하지만, 오래 살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낡음까지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의 잘못으로 생긴 파손이나 계약에서 따로 약속한 부분은 부담할 수 있지만, 그 범위와 금액은 집주인이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다툴 수 있습니다. 입주와 퇴거 때의 사진이 가장 중요한 증거이고, 합의가 안 되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사 날 집주인이 "벽지가 누렇게 됐고 바닥에 자국이 있으니 수리비 200만 원을 빼고 주겠다"고 합니다. 몇 년 살았으니 어느 정도 낡은 건 당연한데, 어디까지 내가 물어줘야 할까요? 원상복구의 범위를 정리해 드립니다.
01원상회복 의무, 어디까지인가요
임차인은 계약이 끝나 집을 돌려줄 때 원상으로 회복해야 합니다. 민법은 빌린 물건을 돌려줄 때 원상회복 의무를 정하고 있고(민법 제615조), 이 규정은 임대차에도 준용됩니다. (민법 제654조)
여기서 '원상'은 입주할 때의 새것 같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으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낡음(통상의 손모)**은 임차인이 책임질 부분이 아니라고 봅니다. 반대로 임차인의 잘못으로 생긴 파손은 임차인이 회복해야 합니다.
| 일반적으로 임차인 부담이 아닌 것 | 임차인 부담이 될 수 있는 것 |
|---|---|
| 햇볕에 의한 벽지·바닥 변색 | 반려동물이 긁거나 오염시킨 부분 |
| 가구를 둔 자리의 눌림 자국 | 못·나사 구멍을 과도하게 낸 경우 |
| 시간이 지나 낡은 수전·문고리 | 흡연으로 인한 심한 변색·냄새 |
| 설비의 자연적인 노후 | 부주의로 깨진 유리, 파손된 문 |
위 구분은 일반적인 기준이고, 실제로는 사용 기간, 손상 정도, 계약서 특약에 따라 달라집니다.
02계약서 특약을 확인하세요
"퇴거 시 도배·장판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한다" 같은 특약이 있다면 그 내용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약이 있더라도 그 범위가 불명확하거나 지나치게 임차인에게 불리하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특약 문구를 정확히 확인하세요.
03집주인이 금액을 일방적으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빼려면 어떤 손상이 임차인 책임인지, 수리에 실제로 얼마가 드는지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견적서나 사진 없이 "대충 이 정도"라는 금액은 받아들일 이유가 없습니다. 오래 살아 어차피 교체 시기가 된 도배·장판까지 전부 새것 값으로 청구하는 것도 다툴 수 있습니다.
- 입주할 때 벽, 바닥, 창틀, 욕실, 주방을 날짜가 나오게 촬영해 두세요. 이미 있던 하자는 집주인에게 문자로 알려 두면 더 좋습니다.
- 퇴거할 때도 같은 위치를 다시 촬영하세요.
- 집주인과 함께 퇴거 점검을 했다면 그 내용을 문자로 남겨 두세요.
04보증금 반환이 늦어진다면
원상복구비 다툼이 있더라도, 다툼이 없는 나머지 보증금까지 돌려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다툼 없는 금액의 반환을 요구하고, 공제하겠다는 부분은 근거를 요구하세요.
합의가 되지 않으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반환, 유지·수선 의무에 관한 분쟁 등을 다룹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 소송보다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편입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보증금 반환 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05소송 전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부동산원 등의 지사·사무소에 설치되어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까운 조정위원회를 확인해 신청하면 됩니다. 이사 날짜가 정해져 있다면 보증금 반환과 함께 임차권등기명령이 필요한지도 함께 검토하세요.
핵심 정리
- 임차인은 원상회복 의무가 있지만, 정상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낡음까지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 임차인의 잘못으로 생긴 파손이나 계약 특약 범위는 부담할 수 있습니다.
- 집주인은 손상 내용과 수리비의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 입주·퇴거 사진이 가장 중요한 증거입니다.
- 합의가 안 되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이나 소송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4년 살았는데 도배를 새로 해 달라고 합니다.
도배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낡는 소모품이라, 통상의 사용으로 인한 변색이나 낡음이라면 전부를 임차인이 부담할 이유는 약합니다. 특약 내용과 실제 손상 원인을 확인해 보세요.
집주인이 수리비를 빼고 나머지만 보냈어요.
공제한 금액의 근거(사진, 견적서)를 요구하세요. 근거가 부족하면 차액의 반환을 요구하고, 조정이나 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청소비도 내야 하나요?
퇴거 시 통상적인 수준으로 청소해 돌려주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청소비 특약이 있거나 오염이 심하다면 부담할 수 있습니다.
원상복구비 때문에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고 있나요?
계약서 특약과 입주·퇴거 사진을 함께 보고, 부담해야 할 범위를 김해암 변호사가 직접 정리해 드립니다.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령과 판례는 작성일 기준이며,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